[PS] 2018 ACM-ICPC 서울 예선 후기

2018 ACM-ICPC Seoul Regional Preliminary Contest 후기

시험전

무려 7년만에 다시 출전하는 알고리즘 문제 풀이 대회 출전이었다. 2011년 7월이 마지막 출전이었고 2012년에는 대회장에서 다른 사람들 어떻게 푸나 구경하다 나왔으니 2012년은 제외하였다. 오랫동안 다시 준비했던 것도 아니고 2학기 시작하고 나서 늦게 준비하다보니 연습도 충분히 하지 못하고 급하게 출전했다. 시험 직전날 이분매칭 코드도 짜봤는데, 채점 사이트에서 통과도 제대로 못했다. 조금만 난이도 있는 문제들도 손을 못댈 정도였으니 실력은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고, 적당한 운을 기대해야 했다.

대회

대회 직전에 늦게 모여서 허겁지겁 점심 먹고 준비할 여력없이 급하게 대회를 치루다보니 대회장에서 문제를 빨리 풀지도 못했고, 문제 풀이도 썩 잘해내지 못했다.
(정리하고 나서 보니 45등 팀은 원통할 것 같다...)

90팀이 올라가는 대회이지만 학교별 진출 쿼터에 걸려서, 우리팀은 아쉽게 본선 진출 실패했다.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또 출전하고 싶었다. 굉장히 즐거운 긴장감이었고 팀웤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내년 대회는 더 준비해서 출전할건지 생각해보면 그건 아닐 것 같다. 당장 준비하고 있는 고시 준비도 걸려있고, 다른 공부할 것이 많은데 icpc 준비까지 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핑계가 가장 크고, 사실 더 큰 문제는 나한테 욕심이 많이 사라졌다. 2012년에 대회 나가면서 나는 이제 문제 풀이에서 은퇴하겠다고 하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외면해 왔는데, 그때 이미 대회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마치 은퇴한 축구선수가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경기를 뛰는 기분인데, 한 번 사라진 욕심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본선 진출 수준까지 감을 되살리는 것 까지는 해볼 수 있겠는데, 이 대회를 다시 준비하고 싶은 욕심이 나에게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 내 자리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G,H,I,L 번 문제를 오류 없이 한 번에 클리어 한 것은 꽤나 기분이 좋았다. A는 로직이 잘못됐었고, B는 코딩이 깔끔하지 않아서 한 번 씩 틀렸다. E 번도 큰 접근 방식까지는 접근 했는데, 마지막에 마무리가 안되서 풀리지 않았다. 아마 조금 만 더 연습했으면 괜찮았을텐데, 사실 다이나믹 문제를 보고 점화식이 나올만큼 준비가 안됐다.

마치고

대회를 나가게 된 계기가 컴퓨터 강의에서 밥 벌어 먹는데, 알고리즘 대회 경력도 갱신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서 출전했는데 막상 떨어졌지만 무지 아쉽지는 않았다. 오히려 대회 끝나고 학원 수업때문에 놓친 고연전 뒤풀이가 더 아쉬웠으면 아쉬웠지... 다만, 짬내서 하루에 한 문제 정도는 꾸준하게 고민하고 풀어보기로 했다. 많은 시간을 들일 순 없지만 이 정도는 준비해서 내년엔 본선 턱걸이 할 수준까지는 맞춰두려고 한다. 고시 공부에 지치면 대회 문제도 풀면서 환기도 시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같이 대회 준비해준 두 동기도 너무 고맙다. 대회라는 예민한 환경에서 치열하게 같이 고민하고 문제 풀어서 재밌었다. 대회 마치고 같이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그랬는데, 곧 있을 팀원 생일때 생일주 마시면서 찍는걸로 해야겠다.

p.s. 해당 대회 문제의 풀이는 저보다 더 뛰어난 친구들이 올려주리라 믿습니다. 대회에서도 해설을 올리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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