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결국 백엔드 개발 씬이 스프링으로, JVM으로 간다

 스포카가 파이썬을 놓는다고 한다. 파이썬으로 의미있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곳 중 하나였는데, 내려놓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더욱 아쉽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개발이 다 Java 로 갈 것이냐,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ML 및 MLOps 영역에서는 아직 파이썬이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연관되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 남아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부 Mission critical 한 영역에서나, 퀀트 프로그래밍 쪽에서도 유의미하게 영역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범용 백엔드 영역에서 그 역할은 더 줄어들 것 같다.

예전에 면접 보는 중에 개발 언어를 어떻게 선택하느냐 라는 질문에 "혼자 할 때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어로, 10명이 일 할 때는 같이 쓰는 언어로, 100명과 일 할 때는 시장에서 많이 쓰는 언어로 선택하겠다" 라고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내가 쓰는 파이썬과, 회사에서 쓰던 노드를 염두해두고 한 말이었고, 100명 쯤 부터는 자바를 고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100명보다 더 숫자를 줄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티드에서 Java vs Python 으로 검색하면 Python 은 81건, Java 는 266건 정도 나온다. (자바는 Javascript 까지 껴서 나올 테니 조금 더 수치가 나오는 걸 감안해가겠지만. Node는 그것보다 좀 더 많다) 그것보다 더 의미 있는 검색결과는 이제는 작은 스타트업 에서도 스프링을 채용하고,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는 모습이 더 크게 느껴졌다. 내가 느낀 처음 스타트업 씬 에서는 스타트업 개발자라면 모름지기 새로운 언어로 도전하는 문화가 강했던 것 같은데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게 바뀌었다면 굳이 비교적 마이너한 언어로 개발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제품을 잘 만드려면 내가 개발을 잘 해야하는 것도 포함이지만, 결국 같이 만드는 동료를 모으는 게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나는 그게 100명 단위를 넘어가야 그런 일이 벌어질 것 으로 생각했지만, 더 작은 단위에서 그런 순간들이 빠르게 찾아온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작거나 좁은 한국 시장에서는 비슷한 프레임워크를 채용하는게 구직자 입장에서나 구인자 입장에서나 서로에게 굉장히 효과적일 것 같다. (누군가는 이러한 효과를 논문으로 증명했을 것 같지만 내가 아는 바는 없다)

구직하는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현재 차용하고 있는 프레임워크를 경험한 것으로 어필하려고 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현재 시장에서 지배적인 프레임워크를 차용하는게 개발자들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되고, 구인도 훨씬 수월하게 되니, 마이너한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려면 굉장히 큰 이유가 있어야 한다.

2014년 JCO였나,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Oracle에 계신 분이 Java 업데이트 발표를 한 적이 있었는데, 2년에 한 번씩 버전 업데이트를 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JDK1.7~1.8 사이즈음으로 기억하는데, 이 때가 가장 자바/JVM 업데이트가 버전 숫자가 잘 안올라갔던 시기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때가 가장 非 Java 개발이 트렌드로 떠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Ruby나 Python, node.js 가 개발 트렌드로 올라오고 "Java가 불편해서..." 다른 대안들이 지속적으로 제안되고 동적으로 움직였던 것 같다.

어떤 속담이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자바가 실제로 2년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하기 시작하면서 "Java가 불편해서..." 라는 말을 하기 모호해지고, Spring boot 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확고하다고 생각했던 언어의 기술우위가 흐려지기 시작하니 급격하게 큰 집으로 기술과 사람이 쏠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엄청 큰 기술 조직에서야 다양한 요구사항이 있고, Java 보다 다른 언어가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는 지점이 발생해서 채택하거나, 마이크로서비스 조직에서 강하게 다른 언어를 선호해서 채택이 되는게 아니라면 크게 다르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조직들은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스프링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Java가 회사에서 쓰기 참 좋다. 엔터프라이즈급 지원 도구들은 Java를 가장 잘 지원해서 나온다. 역시 대감집은 몇 년 방황해도 다시 방향성을 잘 잡으면 금방 회복하게 되는 것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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